서양식 하녀 복장을 한 '메이드'가 음식이나 음료를 제공해 주는 국내 유일의 일본식 메이드 카페 '츄시떼’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근처에 개업한 가운데 네티즌들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라지고 있다.

 

우리나라엔 생소한데도 예약 꽉 찬 카페

츄시뗴 인스타그램
츄시뗴 인스타그램

'메이드카페'란 하녀 복장을 한 종업원들이 손님을 접대하는 코스튬플레이 레스토랑을 뜻한다.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식당은 메이드 복장을 한 직원들이 손님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며 음식이나 음료를 서빙하는 콘셉트로 일본에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 메이드 카페는 컬트적인 인기를 얻으며 영화나 드라마, 예능이나 애니에 한 번씩 등장하는 단골 소재이며, 심지어 일본에서 추천하는 관광명소로 지정돼 관광안내책자에도 소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등이 일본 메이드카페를 방문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카페 이용은 선착순 사전 온라인 예약을 통해서만 받는다. 카페는 개장에 앞서 지난 13일 온라인 예약을 받았는데, 이틀 만인 개장 첫날 15일 기준 3월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고 알려졌다. 예약 오픈일에는 이용자들이 몰려 서버가 과부하되기도 할 만큼 관심이 뜨겁다.

사실 해당 카페는 종업원들이 메이드 복장을 할 뿐, 일반적인 음료수와 식사 등을 판매하는 ‘평범한 카페’다. 따라서 카페는 불법 영업, 퇴폐업소가 아니기 때문에 미성년자의 출입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페에서는 ‘메이드의 오므라이스 위 케첩 아트’와 ‘맛있어지라는 주문 외워주기’ 등의 이색 서비스가 제공된다. 처음 방문하는 고객에겐 ‘주인님 카드’가 제공된다. 카드의 뒷면에 고객의 이름과 생일, 방문일의 담당 종업원, 첫 방문일 등을 종업원이 직접 기록해 준다. 카페 화장실 입구엔 욕조가 비치된 포토존도 있다.

 

카페 이용자의 실제 후기는 천국 같았다고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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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메이드 카페 후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글쓴이 A 씨는 메이드 카페에 들어서며 '이곳이 천국이구나'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한다. A 씨는 여섯 명 정도의 메이드들이 두 줄로 서서 '어서 오세요 주인님'이라며 자신을 반긴 것에 대해 "다리에 힘이 풀리는 기분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자리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이쪽으로 오세요 주인님, 여기 앉으시면 돼요"라 말하는 메이드를 보며 "쓰러질 뻔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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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A 씨는 가격을 가린 메이드 카페 메뉴판을 공개하며 "가격은 구체적으로 공개를 못 하겠지만 1타임(1시간)에 5팀만 받고 있고 메이드가 여섯 명 정도 동시에 근무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그렇게 많이 비싼 편은 아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어떤 메뉴가 있는지 유심히 보던 중 메이드가 다가와 "주인님, 메뉴를 다 고르시고 주문하실 때는 '저기요'라고 하시면 안 되고 '츄츄'라 부르셔야 저희가 옵니다"는 안내를 했다고 한다.

순간 굉장히 부끄러웠지만 이런 분위기를 각오하고 온 A 씨는 정신을 바짝 차렸다. 이윽고 그는 식사와 디저트, 음료, 사진 촬영이 포함된 가장 비싼 메뉴를 골랐다.

A 씨가 "츄츄"로 메이드를 불렀을 때 그들은 손님의 주문을 기다렸다는 듯 "어머나, 주인님 부르셨어요"라는 멘트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힘겹게 주문을 마친 A 씨는 멍을 때리고 있었다. 그럴 때면 다른 메이드들이 한 명씩 찾아와 말을 걸어주며 음식이 나오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해 줬다고.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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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A 씨가 주문한 음료와 식사가 나왔다. A 씨는 "메이드 카페 규칙 상 먹기 전 주문을 해야 한다"라고 메이드가 했던 말을 전했다. 음료의 경우 메이드와 A 씨가 서로 인형을 들고 "츄시떼"라 선창한 후 음료에 "츄츄츄츄"라고 말하며 뽀뽀를 해주면 된다고.

식사 주문의 경우 "대사가 다 기억은 안 나지만 확실한 건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맛있어져라"는 대사를 같이 했다"라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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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디저트까지 먹은 A 씨는 메이드로부터 기념으로 챙겨갈 카드를 받았다. 카드는 메이드가 직접 앞에서 예쁘게 글을 써 주시는데 이걸 본 A 씨의 마음은 뭉클했다고 전했다.

사진 촬영은 손님이 지정한 메이드와 사진을 찍는 코스였다. 여기까지 모든 메뉴를 섭렵한 A 씨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일어섰다.

해당 메이드 카페에서는 손님이 퇴장하는 것을 '외출'로 표현했다. A 씨가 나가려 하자 '메이드 보스'로 보이는 메이드가 "안녕하십니까. 카페는 즐거우셨나요?"라고 물었다.

A 씨는 "너무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답하자 관리자는 "좋은 추억을 만드셨다니 다행입니다. 편안한 외출되세요"라 정중히 인사했다.

여기까지 홀로 메이드 카페를 경험한 A 씨는 "4월에도 무조건 간다"며 재방문 의사를 밝히며 글을 마무리했다.

 

유치원, 초등학교가 5분 거리에 있다고? 주민들의 거센 반발

츄시떼 인스타그램
츄시떼 인스타그램

해당 카페는 업주가 직접 “건전한 운영으로 좋은 문화를 가꾸어나가자”라고 앞으로의 경영 방침에 대해 밝혔지만, 지역 주민들은 카페가 들어섬으로 인해 치안 저하에 대한 걱정과 영업방식이 퇴폐적으로 변질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지역 주민들과 네티즌들은 해당 카페에 대해 “외부 남성 침입으로 동네 치안 저하”, “개방적인 일본 성문화로 인한 서비스 변질”,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 바로 옆이라 아이들에게 악영향이다”, “지나친 성 상품화”, “대한민국 여성 인권 후퇴 아니냐”, “한국 남초 문화의 현실” 등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반면 일부 지역 자영업자들은 지역 명소로 알려져 상권 활성화에 일조하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일부 네티즌은 “일본의 건전한 문화인데 무슨 성 상품화냐”라며 얼토당토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카페 측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기에 “인근에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많다”“아이들이나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복장을 금지한다”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메이드카페 이번이 국내 최초는 아니다

친절한 섭이씨의 친절한 블로그
친절한 섭이씨의 친절한 블로그

2006년 한국 최초의 메이드 카페 'amuamu(아무아무)가 국내에 상륙했었다. 재일교포가 서울 명동의 시장 뒷골목에 세웠다. 2006년 3월부터 2006년 11월 19일까지 단기간만 영업했다. 사진 촬영 등의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고, 5,000원당 한 장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 카드 제도도 있었다. 또한 가끔 메이드들과의 게임 이벤트도 즐길 수 있었다.

이 가게가 망한 이유는 썰렁하고 괴상한 실내 인테리어, 일부 메이드와 손님들의 친목, 정말로 비싸기만 하고 맛없었던 음식, 서비스 정신이 결여된 메이드들, 일부러 찾아가기도 힘든 입지 조건 등 가게가 망할 수밖에 없는 모든 이유들을 갖추고 있었다.

일요서울
일요서울

또한 2010년에는 레이싱 모델들이 메이드 카페를 차려 반짝 화제가 되었다. ‘이츠미’라는 카페였다. 멀리서만 봐야 했던 레이싱걸들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콘셉트로 당시 화제가 되었다. 특히 이곳은 ‘레이싱걸의 섹시함’과 ‘메이드의 귀여움’이 합쳐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색다른 콘셉트를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하지만 당시 강남 리츠칼튼 호텔 뒤편에 위치해 높은 땅값, 애매한 인테리어와 외진 곳에 있던 위치. 남성 유흥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들에서 취재를 해 홍보 대상을 잘못 선정했다는 평이 이어진 뒤 결국 폐업했다.

이러한 일본식 메이드 카페의 국내 영업에 대해 네티즌들은 "일본에서 유명하다고 말만 들어봤는데 어떨지 궁금하다" "남자들이 주로 갈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과거에는 잘 안 됐는데 이번에는 잘 되는 이유가 뭘지 궁금하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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