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라 부르는 게 맞나 싶은 디자인과 동작 방식을 보고 있으면 도대체 어디서 이 차를 활용할 수 있나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바로 SHERP(셔프) N 1200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오프로드 최강자'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SHERP의 N 1200은 2억대 역대급 오프로드다. 출시 직후부터 2억 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모델로, 우크라이나에 본사를 둔 SHERP라는 제조사에서 개발한 장갑차 수준의 차량이며, 개발하는 데만 20년이 소요되어 일반 제조사보다 5배가 더 걸렸지만 20년 만에 공개된 데에는 이 차에 이유가 있었다.

① 오직 오프로드를 위해 태어난 차

SHERP N 1200은 일반 도로 주행용이 아니다. 지형 구분 없이 어디에서나 움직일 수 있고, 심지어 어느 정도 깊이가 있는 강도 도하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그렇다면 주요 고객은 어떤 사람들일까? 오프로드 마니아는 기본이고 지질학자, 구조요원, 사냥꾼 등 오프로드 주행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것이다. 가격은 우리 돈 약 2억 원 대로 결코 저렴하지 않지만 이 차를 뜯어보면 그런 소리는 들어갈 것이다.

이 차의 디자인은 상당히 투박하다. 기다란 박스를 눕혀놓고 아주 커다란 바퀴를 달아놓은 형태다. 사실 목적에 충실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공기역학은 무시해도 그만인 그런 차량인 것이다.

전면부는 커다란 창이 나 있으며, 탑승 시 차 앞에 달린 문을 열고 사다리를 내려서 올라타야 한다. 전조등과 탐사등, 리어램프는 모두 LED로 강한 조명을 통해 야간에도 충분히 이동할 여건을 마련한다.

실내는 자동차에서 볼 법한 레이아웃이 아니다. 마치 SF 영화에 나오는 우주선이나 로봇 내부의 컨트롤 룸 같은 느낌이다.

1열은 운전석과 동승석이 있는데, 운전대 대신 기다란 두 개의 레버와 클러치, 가속페달이 전부다.

여기에 운전자 전용 디스플레이와 좌측에 아날로그 버튼이 나열되어 있다. 2열은 모델에 따라서 적재함, 2 Seat, 4 Seat, 7 Seat로 구성할 수 있다. 최대 9명이 탑승 가능한 형태로 좌석 배치는 장갑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② 법 때문에 운전조차 어려워

이 차의 제원은 상당히 독특하다. 사이즈는 길이 3984 mm 너비 2520 mm 높이 2846 mm 휠 베이스 2200 mm다. 이미지와 매칭이 안 되는 수치인데, 굳이 비유하자면 ▲길이는 경차에 가까운 베뉴와 비슷하고 ▲너비는 대형 화물차 엑시언트 보다 조금 넓다. ▲또, 높이는 학원버스로 자주 쓰이는 카운티와 비슷하다.

한 마디로 길이는 경차와 비슷하게 짧지만 옆으로 넓고 높이 떠 있는 오프로드 차량인 것이다.

파워트레인은 놀랍게도 우리나라 두산의 D18 디젤엔진이 탑재됐다. 굴착기나 기타 건설기계에 들어가는데, 1.8L 직렬 3 기통 디젤엔진이다.

출력은 55PS 토크는 19.3 kgm라는 특이한 제원을 갖췄다. 최고 속도는 40km/h이며 저단 기어에선 2km/h로 아주 천천히 이동할 수도 있다. 참고로 변속기는 르노 소형차 클리오에 들어가는 6단 수동 변속기가 들어간다.

그밖에 무게는 2.3톤, 연료탱크 용량은 기본 95L, 타이어마다 58L 연료탱크가 있어, 총 327L라는 어마어마한 용량을 자랑한다. 다만 시간당 5~8L의 연료 소모량을 기록해, 연속 40시간~65시간 동안 가동 할 수 있다.

이 차는 운전대가 없다. 단 두 개의 레버에 의존해야 하는데, 왼쪽레버를 당기면 왼쪽 바퀴의 클러치가 분리되면서 동력이 끊기고 오른쪽만 동력이 연결된다.

이 원리로 조향을 하는데, LSD(Limited Slip Differentail, 차동제한장치)와 유사한 방식이다. 이와 같은 조작 법으로 회전 반경을 최소화하면 8m에 불과한데, 사실상 제자리 회전이 가능한 수준이다.

서스펜션은 없다. 휠만 25인치이고 직경 1800mm 너비 600mm의 거대 오프로드 타이어에 의존한다.

참고로 일반 차량의 타이어 너비가 205~235mm인 점을 고려하면 아주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타이어의 공기압력은 1.2 PSI(타이어 적정 공기압)밖에 안 들어있다.

거의 타이어 고무 자체의 탄성에 의지해 이동하는 수준이다. 때문에 접지력이 아주 높아, 험로주행 시 타이어가 헛돌거나 빠질 우려가 전혀 없다.

③ 강 위에서 운전했더니

가장 특이한 점은 타이어를 부력 삼아 강 위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도하 모드를 사용하면 타이어가 노 역할을 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또한 타이어 좌우 움직임을 조절해 조향까지 가능하다.

이런 차는 주행할 수 있는 곳이 아주 제한적이다. 심지어 법 때문에 주행이 어려운 곳이 태반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 등 주요 나라에선 운전조차 할 수 없다. 특수 목적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산간오지 등 허가가 난 곳에서만 주행할 수 있다. 다만 특수 작전용 차량으로서 쓰기에 적합할 지도 모른다. 민첩하진 않지만 험준한 최전방 지형에서 다른 군용차보다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할 테니 말이다.

[하이뉴스=김아중 기자]